실망스러운 미용 학원

실망스러운 미용 학원

안녕하세요, 노바스코샤에서 미용사를 준비 중인 유원입니다-!
한국에서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
캐나다 노바스코샤에서 워홀로 시작하려 해요.

그래서 요즘에는 미용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미용사 국가고시반 개강일이었죠.

그런데…

제 담당 선생님이 카톡을 읽지 않는 것이었습니다ㅎ

오전 11시가 다 되어 보낸 톡
너무 이르지도 늦게 보내지도 않는 톡인데
안읽씹 상태가 계속 되더라구요.

그래서 학원에 그냥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았습니다.
그냥 오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7시 10분은 너무 이르고 7시 20분 정도까지 오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7시 15분까지 학원에 갔습니다.
이 학원은 건물이 나뉘어져 있어서 본관 건물로 갔어요.

카운터에서는 바쁜지 안쪽에서 잠깐 대기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20분이 지나도 아무런 말이 없는겁니다.

그래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확인해보겠다고만 하더라구요.

그렇게 수업시작 시간인 7시 30분이 되었어요^^
전 이런 상황을 정말 싫어합니다.

솔직히 일 처리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고보니 제 담당 선생님은 그만 두셨더라구요.
담당하는 저에게 한 마디 말이라도 했더라면 이해했을텐데
왜 이런 얘기를 다른 사람을 통해 들어야 하는건지
솔직히 책임감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아무도 저를 신경써주는 사람은 없었고
너무 짜증+화가 났습니다.

비싼 돈주고 수업 듣는건데
뭔가 상술에 휘말린 것 같은 느낌도 들었구요.

그렇게 제가 담당 선생님께 여러번 보채니까
그제서야 별관으로 가서 짐을 받으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짐이 별관에 있대요.

아니 그러면 처음부터 별관에 갔으면 됐잖아요?
근데 왜 본관으로 오라고 하는건지?

수강생 파악도 제대로 안 되어 있고
자기들끼리만 정신없고

그냥 신규 수강생 모집에만 열정적이고
영업하려는 모습이 좀 정이 많이 떨어지더라구요.

그렇게 별관으로 가니 7시 40분
수업시간이 10분이나 지났죠.

심지어 재료도 못받은 채로 일단 강의실로 들어갔습니다.
짐 담당 선생님이 바쁘셔서 뒤따라서 바로 와서 꺼내주겠다며ㅎ

그런데 기다려도 안 오시길래
입구에 가봤더니 다른 분들 짐 먼저 챙겨주고 있더라는^^

그렇게 거의 8시가 되어서야 재료 있는 거 체크하고 수업 들어갔네요 ㅋㅋㅋㅋㅋ

이렇게 미용 분야에 대한 편견이 생기면 안 되는데
이런 사람들에 저까지 물들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이런 사람들을 보면
나는 왜 이렇게 성실하고 정직하게 사는걸까?
그들처럼 그냥 대충 책임감 없이 살아도 될 텐데

이런 생각마저 들더라구요.

그렇게 저를 잘 챙겨주는 것처럼 보였던
담당 선생님도 저에게 말 한마디도 없이 그만 두는 것도 그렇고
미용 학원 내의 시스템도 그렇고
신규 수강생 유치에만 힘쓰고 관리에는 소홀한 자본주의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실망스러웠습니다.

비단 미용 분야에만 국한된 건 아니겠죠
이런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솔직히 신뢰가 떨어지고 실망스러운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데
제가 너무 이상적인 건지
제가 너무 생각이 많은 건지
참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일처리를 빠릿빠릿 똑바르게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답답해요.

저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만약 담당 선생님이었다면
제가 사실은 언제까지 일하게 되었다고 미리 카톡이라도 하나 넣어주고
날짜에 맞춰서 개강 신청해놓았으니 어떻게 하면 된다라고
미리 간단한 연락이라도 줬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카운터 직원이었다면
오늘 개강인 사람들을 파악해놓고(고작 세 명이었음)
그 사람이 지금 수업 뭐 듣는지, 완전 신규인지 파악하고
본관에서 서명받을 게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바로 별관에 가서 대기해도 된다고 얘기했을 겁니다.

저 빼고 나머지 두 분은 피부미용을 배우려는 분들이었는데
결국 그냥 처음부터 별관으로 갔어도 됐어요.
사물함은 어차피 꽉차서 당장 신청하지도 못한다고 하니.

이렇게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가리 꽃밭인 것 같고 뇌에 우동사리가 들어있는 것 같은지..

비단 이 사람들 뿐만 아니라
수업을 하시는 강사님도 가끔 답답할 때가 있어요.

수업하는 스타일이라든지, 크로스체크를 못하는 점이라든지..

어쩌겠습니까..
답답해도 제가 빨리 배워서 제 걸 차리든지 하는 수밖에요..

참… 갈길은 먼데 마음이 답답하네요.
이 길을 가지 말라는 신호인가 싶기도 하고
너무 무모하게 뛰어들었나 싶기도 하고

역시 저라는 사람은 사람들과 어울리기는 힘든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제 인생..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이제 사람에 대한 기대도 없으니
힘을 빼고 미용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뭐, 언젠가 저의 이런 성실함이나 책임감이
현장에서는 장점으로 발휘할 거라고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